무엇이 있었나
미국 고용평등기회위원회(EEOC)가 9월 30일 텍사스 소재 IT 인력파견·채용 업체 Sibitalent Corp. 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가 자리에 미국인 지원자를 추천하기를 거부한 것이 출신국 차별에 해당한다는 혐의다.
EEOC 소장에 따르면 2025년 7월 Sibitalent 의 리크루터가 미국인 데이터베이스 개발자에게 이메일로 그 자리를 제안하면서, 크고 강조된 글씨로 ONLY H-1B 라는 안내를 함께 넣었다. 개발자가 그런 비자 조건이 적법한지 묻자 리크루터는 연락을 끊고 그를 추천하지 않았다. 이후 Sibitalent 는 같은 분석가 자리에 인도 출신과 네팔 출신 후보 두 명을 추천했다고 소장은 적었다.
왜 한인 독자에게 걸리는 사건인가
이 사건의 피해자는 미국인이지만, 적용된 법리는 한인 독자 양쪽에 그대로 걸린다.
첫째, 구인 공고나 리크루터 연락에 특정 비자 유형만 받는다는 조건이 붙는 것 자체가 위법 소지를 만든다. Title VII of the Civil Rights Act of 1964 은 출신국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며, EEOC 는 정당한 근거 없는 비자 요건을 출신국 차별의 대리 지표로 쓴 것을 문제 삼았다. Andrea Lucas EEOC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Employers and employment agencies cannot shut qualified Americans out of job opportunities by using unjustified visa requirements as a proxy for national origin discrimination.
같은 조항은 방향을 바꿔도 적용된다. H-1B 나 취업허가로 일하는 한인 전문직이 정당한 근거 없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만 받는다는 공고에서 걸러졌다면, EEOC 가 이번에 꺼내 든 바로 그 조항이 문제가 되는 지점이다. 다만 EEOC 가 비시민권자를 배제한 반대 방향 사안에 같은 결론을 낸 사례는 이번 발표에 없다.
둘째, 한인이 운영하는 인력 중개업체와 채용 담당자에게는 직접적인 경고다. 이번 소송의 피고는 고용주가 아니라 인력파견·채용 대행업체이고, Title VII 은 고용 대행업체의 출신국 차별도 금지한다. 지원자를 비자 신분으로 1차 선별하는 관행은 어느 쪽을 걸러내든 같은 위험을 안는다.
절차와 배경
EEOC 는 제소에 앞서 행정 화해 절차로 소송 전 합의를 시도했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뒤 소를 제기했다. 사건은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접수됐으며 사건번호는 3:26-cv-11106 이다.
EEOC 는 최근 미국인 대상 차별에 관한 자료를 공개했고, 노동부와 함께 Project Firewall 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신국 차별에 관한 안내는 https://www.eeoc.gov/national-origin-discrimination 에서 볼 수 있다.
EEOC 샌프란시스코 지구사무소 관할은 네바다 북부, 캘리포니아 북부, 워싱턴, 알래스카, 오리건, 아이다호, 몬태나다. EEOC 는 민간 부문 고용주의 연방 고용차별법 위반을 조사하고 제소할 권한을 가진 유일한 연방기관이며, 공공 부문 고용주에 대해서는 법무부 민권국과 관할을 나눈다.
아직 판결이 아니다
이 단계는 EEOC 의 제소이고 법원 판단이 나온 것이 아니다. 위에 적은 사실관계는 모두 EEOC 가 소장에서 주장한 내용이며, 피고 측 반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구직 과정에서 특정 비자 신분만 받는다는 공고나 연락을 받았다면 그 이메일과 공고 화면을 보관해 두는 편이 낫다. 이번 사건에서도 EEOC 가 문제 삼은 핵심 증거는 리크루터가 보낸 이메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