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다음 달 우크라이나 및 미국과의 3자 평화회담을 재개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크렘린이 10월 21일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의 회동 뒤 나온 발표다. 미국과 유럽이 참여한 앞선 오슬로 논의에 러시아가 회담 재개 의사를 내놓았다는 것이 이번 새 전개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 외교보좌관은 푸틴이 위트코프에게 11월 3자회담에 참여할 의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미국·러시아의 회담은 지난 2월 이후 열리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중단된 대화의 재개 가능성을 보여 주지만, 합의문이 마련됐거나 전쟁이 끝나기로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푸틴과 위트코프는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거의 세 시간 동안 만났다. 로이터는 두 사람의 대면 회동이 아홉 번째라고 전했다. 우샤코프는 앞으로의 논의가 분쟁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안보 체제를 마련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가 밝힌 협상 방향이지, 다른 참가국까지 동의한 공동 의제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위트코프는 푸틴에게 오슬로에서 진행된 논의도 설명했다. 러시아 측은 그 내용에 유용한 제안이 많지 않았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놨다. 반면 미국 측이 전한 회담 재개 가능성은 외교 접촉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악시오스도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3자 협의를 추진하는 움직임을 별도로 확인했다.
원칙적 동의와 회담 개최 확정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참석자와 장소, 구체적인 시기, 논의 안건은 협의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 현재 확인된 발표만으로 평화협상의 성과나 전장에서의 변화까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각국이 원하는 안보 보장의 내용도 실제 협상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정상 간 만남 가능성도 거론됐다.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에서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 정상의 제안이며, 미국이 동의해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됐다는 발표는 아니다. 3자 실무 협의와 미·러 정상회담 구상 역시 서로 다른 단계의 외교 사안이다.
러시아는 위트코프 방문을 계기로 미국인 은퇴 교사 스티븐 허버드를 석방하기도 했다. 로이터 보도 당시 그는 러시아를 떠나는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었다. 러시아에서 용병 관련 혐의로 수감됐던 허버드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부인해 왔다. 석방 사실과 형사 혐의의 정당성 판단을 같은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미국 거주 독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미국의 중재가 다시 3자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다. 앞으로는 참가국의 공식 일정 발표와 실제 회담 개최 여부, 논의 결과를 차례로 확인해야 한다. 이번 보도는 21일 회동과 크렘린의 새 답변을 다루며, 이미 알려진 오슬로 회의 자체를 새로운 회담으로 다시 보도한 것이 아니다.
또한 대화에 응할 의사와 상대국의 조건을 수용한다는 의사도 동일하지 않다. 크렘린의 발표를 평가할 때는 러시아 측 설명이라는 귀속을 유지하고,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내놓는 후속 설명을 함께 살펴야 한다. 회담 추진 소식만으로 휴전이 발효됐거나 기존 군사 활동이 중단됐다고 판단할 근거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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