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본타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21개 주·특별구 법무장관이 참여한 초당적 연합과 함께 연방대법원에 의견서(아미커스 브리프)를 냈다. 본타 장관실이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연합은 수익성 있는 기업이 파산 제도와 텍사스주 법을 이용해 대규모 집단 불법행위 책임을 피하도록 허용한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심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제가 된 수법은 이른바 '텍사스 투스텝(Texas Two-Step)'이다.
이 기사의 내용은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실 보도자료에 따른 것이며, 대법원에 제출된 의견서 원문과 하급심 판결문은 확인하지 못했다.
텍사스 투스텝이란
보도자료는 텍사스 투스텝을 재무 상태가 건전한 회사가 막대한 금전적 책임에 직면했을 때 쓰는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텍사스주 회사법에 따라 껍데기 법인을 세운 뒤 그 법인에 책임을 떠넘기고, 자산과 이익은 원래 회사에 남겨 둔 채 그 법인을 파산 절차에 들어가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본타 장관실의 설명이며, 해당 수법의 법적 성격을 다룬 대법원의 판단은 보도자료에 나오지 않는다.
문제가 된 사건과 의견서의 요지
의견서는 Herlihy v. DBMP, LLC 사건에서 제출됐다. 연합은 한 회사가 텍사스 투스텝을 쓴 것이 수십만 건에 이르는 석면 관련 청구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는 악의적 파산 활용이 아니라고 본 하급심 판단을 대법원이 파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본타 장관실은 밝혔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사건의 청구인들은 CertainTeed Corporation이 60년에 걸쳐 제조한 석면 함유 제품 때문에 중피종에 걸렸다며 주법에 따라 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텍사스 투스텝 때문에 이 청구가 진행되지 못했다는 것이 본타 장관실의 주장이다. 소송과 재무 부담이 늘자 CertainTeed는 두 회사로 갈라졌다. 새 CertainTeed는 대부분의 자산과 석면 외 책임을 넘겨받았고, DBMP는 석면 관련 책임 전부와 일부 자산을 넘겨받았다. 이후 DBMP는 연방파산법 제11장에 따른 파산을 신청했다. 청구인들의 상해 청구는 7년 넘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본타 장관과 연합의 우려
본타 장관은 파산이 건강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이 사람들에게 끼친 피해의 금전적 책임을 피하는 구멍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정당한 불법행위 청구로부터 이익을 지키는 수단으로 텍사스 투스텝을 쓰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 기업은 결과를 감수해야지 피해 가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는 하급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되면 기업의 법 위반 책임이 제한될 수 있고 텍사스 투스텝이 더 자주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재정이 건전한 기업을 상대로 한 주(州)의 소송을 막는 금지명령을 얻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이 건전한 계열사를 상대로 한 소송을 수년간 멈추게 하면 수십억 달러의 자산이 채권자로부터 보호되는 동안 피해자들은 청구액에 크게 못 미치는 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보도자료는 설명했다. 반대로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해 하급심 판단을 뒤집으면 텍사스 투스텝에 제동이 걸리고, 개별 피해자들이 주 법원의 전통적인 배심 재판으로 집단 불법행위 청구를 이어갈 수 있다고 장관실은 밝혔다.
앞선 참여 사례와 참여 주
보도자료는 본타 장관이 앞서 유사한 쟁점에 관여했다고 소개했다. 2024년에는 Bestwall LLC v. Official Committee of Asbestos Claimants 사건에서 다주 의견서에 참여해, 텍사스 투스텝으로 만들어진 건전한 법인을 상대로 한 모든 상해 소송을 막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낸 파산법원 결정을 대법원이 면밀히 살펴 달라고 요청했다. 2023년에는 퍼듀 파마의 파산 재건 계획안 관련 사건에서 대법원에 서한을 냈다. 당시 계획안은 새클러 일가를 모든 민간 오피오이드 관련 민사소송에서 보호하는 내용이었고, 서한은 캘리포니아 등 여러 주가 계획의 핵심 부분이 연방 파산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고 짚었다.
이번 의견서에는 본타 장관과 함께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콜로라도, 코네티컷, 일리노이, 루이지애나, 메인, 매사추세츠, 미시간, 미네소타, 네바다, 뉴멕시코, 뉴욕, 로드아일랜드, 사우스다코타, 테네시, 버몬트, 버지니아, 워싱턴주와 워싱턴 DC의 법무장관이 참여했다. 이번 발표는 의견서 제출 사실과 장관실의 주장을 전하는 것이며,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할지 여부는 보도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