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김승원 후보자가 검증의 중심에 섰나
이재명 대통령은 8월 30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청와대는 판사 출신 재선 의원으로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다뤄온 경력을 지명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명 직후 과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과 관련한 이른바 ‘신약 청탁’ 사건이 다시 부각됐고, 배우자·자녀가 관계된 복지기관, 교육시설 등록, 재산·납세, 음주운전 전력까지 검증 범위가 빠르게 넓어졌다.
이 사안을 볼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의혹 제기’와 ‘확인된 사실’을 분리하는 것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신약 관련 사건은 검찰이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한 전력이 있지만 유죄 판결이 있었던 사건은 아니다. 반대로 기소유예는 무혐의나 무죄 판결과도 다르다. 9월 8일에는 새 고발 사건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돼 다시 법리 검토와 수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생겼다.

1. 핵심 쟁점은 2021년 ‘신약 임상시험 신속 처리 요청’
논란의 출발점은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약·바이오 업체의 임상시험 승인 문제다. 보도된 수사자료와 검찰 결정 내용에 따르면 브로커 양모 씨가 김 후보자에게 해당 업체의 임상시험 승인 문제를 전달했고, 김 후보자는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관련 절차를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연락했다.
김 후보자 측은 이를 ‘허가를 내달라는 청탁’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임상시험 절차가 부당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고충 민원의 전달이었다고 설명한다. 우선심사, 기준 완화, 절차 생략을 요구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권과 고발인들은 김 후보자가 단순 민원 전달을 넘어 특정 기업의 사업 이해관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청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정치후원금 약속과 연결됐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2. 2024년 검찰은 왜 ‘기소유예’했나
이 대목은 이번 검증에서 가장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검찰 불기소결정서 내용에 따르면 검찰은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신속한 처리를 요청한 행위 자체를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식약처 심사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규정이나 매뉴얼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러나 검찰은 알선의 대가로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보도됐다. 다만 실제 금품 수수가 없었던 점, 식약처 심사 절차가 왜곡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따라서 ‘검찰이 완전히 무혐의로 결론냈다’고 표현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고, ‘이미 범죄가 확정됐다’고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검찰이 일부 혐의 정황을 인정하면서도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는 점이다.
3. 새로 공개된 정황은 무엇을 바꾸나
장관 후보자 지명 뒤 과거 통화·문자 내용과 관련 사건 판결문이 다시 보도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공개된 자료에는 브로커가 임상시험 승인이 기업 가치와 향후 정치자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이 포함돼 있다. 또 해당 업체 주변에서는 미공개정보 거래, 실험자료 조작·누락 등 별개의 위법 행위가 확인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만 여기서도 구분이 필요하다. 브로커나 업체 관계자의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김 후보자가 이를 알고 가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청문회와 수사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은 김 후보자가 당시 어떤 정보를 알고 있었는지, 식약처장에게 어떤 요청을 어떤 이유로 했는지, 후원금 약속과 요청 사이에 실제 대가관계가 있었는지다.
4. 브로커와 영장판사 사진 논란
또 하나의 쟁점은 김 후보자와 브로커 양씨, 이후 제약사 대표의 구속영장 심사를 맡은 정모 판사가 함께 찍힌 사진이다. 2022년 2월 사적 모임 사진이 공개되자 김 후보자 측은 정 판사와 양씨를 우연히 마주친 것이며 사건과 관련해 연락하거나 부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2023년 4월 수원 지역 행사에서 김 후보자와 양씨가 다시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됐다. 후보자 측은 ‘이후 만나지 않았다’는 설명이 사적인 연락과 만남을 뜻한 것이며, 2023년 사진은 지방자치단체 주최 공개 행사에 지역구 의원으로 참석하면서 찍힌 것이라고 추가 해명했다.
정 판사는 2023년 12월 해당 신약 업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고, 이후 다른 영장전담판사가 재청구된 영장을 발부했다. 김 후보자 측은 과거 사진과 영장 심사는 무관하며 정 판사에게 사건과 관련해 연락하거나 부탁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정 판사도 9월 7일 법원 공보관을 통해 현재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알렸다.
핵심은 ‘같이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당시 실제 사건 관련 연락이나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를 객관적 통신자료와 사건 기록으로 확인하는 데 있다.
5. 9월 8일, 고발 사건이 실제 경찰 수사팀에 배당됐다
논란은 정치권 공방에만 머물지 않고 다시 수사 절차로 이어졌다. 시민단체와 전직 지방의원 등이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고, 9월 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사건을 배당받아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기소유예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판결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증거가 있다면 재수사가 가능하다는 법조계 설명도 보도됐다. 다만 사건 배당은 혐의가 인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고발인 조사와 자료 검토, 필요하면 관련자 조사 등을 거쳐 경찰이 수사 결과를 판단해야 한다.
6. 배우자·자녀의 복지기관 논란은 무엇인가
야권은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센터장을 맡고 두 자녀도 근무한 발달장애인 관련 사회적협동조합을 두고 ‘가족 중심 운영’과 정부 바우처 수익 문제를 제기했다. 주진우 의원은 이 기관이 수원으로 이전한 뒤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지정됐고 4년간 정부 바우처 수익이 약 8억8천만원 발생했으며, 배우자와 두 자녀에게 지급된 급여가 3억3천만원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 측은 자녀들이 작업치료·보건교육 등 관련 전공을 했고 실제 돌봄 업무를 수행했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가족이 같은 기관에서 근무했다는 사실만으로 특혜 채용이나 부당 수익을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채용 절차, 업무 내용, 급여 수준, 정부 서비스기관 지정 과정에서 후보자의 영향력이 있었는지가 검증 대상이다.
7. ‘학교’ 명칭과 교육시설 등록 문제는 교육청 점검으로 일부 사실관계가 확인됐다
배우자가 운영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돌봄센터는 온라인에서 ‘올리브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 측은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교육청 등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며 신속하게 적정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9월 8일 보도된 수원교육지원청 현장점검 결과에서는 온라인 카페와 블로그에서 ‘학교’ 명칭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돼 시정 요구가 내려졌다. 다만 교육지원청은 현장점검에서 이 센터가 실제 정규 학교와 같은 수업을 운영한 것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등록·명칭 사용 문제’는 실제 시정 요구가 나온 사안이지만, 곧바로 불법 학교를 운영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점검 결과보다 나간 표현이 될 수 있다.
8. 재산신고 누락은 후보자 측도 인정했다
배우자가 올해 모친에게서 상속받은 전북 군산 소재 토지·건물 지분이 인사청문요청안 재산 목록에서 빠진 사실도 확인됐다. 보도된 신고가액은 약 1억6천만원이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9월 8일 누락 사실을 인정하고, 장모 사망 뒤 경황이 없었고 후보자 지명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료 제출에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추가 자료 제출 절차를 진행하고 상속세도 납부기한 안에 법령에 따라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분은 ‘누락 여부’ 자체는 더 이상 공방의 영역이 아니다. 청문회에서는 누락이 단순 착오였는지, 다른 신고 자료와의 일관성은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가 남아 있다.
9. 5년치 종합소득세 지각 신고·4대보험료 논란은 아직 ‘야권 주장’ 단계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 부부가 2021년부터 2025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법정기한에 신고하지 않았다가 최근 기한 후 신고했고 9월 1일 세액을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또 배우자의 급여를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으로 나눠 받는 방식으로 5년간 4대보험료 1천300만원 이상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안은 재산신고 누락처럼 후보자 측이 사실관계를 인정한 사안과는 구분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보도의 중심은 야당 의원실의 납세자료 분석과 문제 제기다. 따라서 실제 신고 경위, 가산세 납부 여부, 소득 구분의 계약·업무상 근거, 사회보험 관련 법령 적용이 적정했는지는 원자료를 놓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
10. 과거 음주운전은 확인된 전력이고 후보자는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판사 퇴직 뒤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8년 7월 음주운전으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후보자 측은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음주운전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잘못이라며 깊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사안은 사실관계가 다투어지는 의혹이 아니라 확인된 과거 전력이다. 청문회에서는 법 집행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에서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정치적 판단의 영역이 된다.

11. 청문회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여섯 가지
첫째, 2021년 김 후보자와 브로커, 식약처 관계자 사이의 전체 통화·문자 기록이다. 일부 발췌가 아니라 전후 맥락을 봐야 요청의 성격을 판단할 수 있다.
둘째, 검찰의 2024년 불기소결정서 전체와 수사보고서다. 검찰이 무엇을 혐의로 인정했고 무엇을 위법하다고 보지 않았는지를 분리해야 한다.
셋째, 후원금 500만원 약속이 실제로 어떤 경위에서 나왔고 임상시험 관련 요청과 어떤 관계였는지다. 실제 수수가 없었다는 사실과 약속의 대가성 여부는 별개의 질문이다.
넷째, 브로커 및 영장담당 판사와의 통신·접촉 기록이다. 사진이나 과거 친분만으로 영향력 행사를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객관적 기록이 핵심이다.
다섯째, 배우자·자녀가 근무한 복지기관의 채용 공고, 근로계약, 실제 업무, 급여 산정, 정부 바우처 사업 지정 과정이다. 가족 근무 자체가 아니라 절차의 공정성과 후보자 개입 여부가 검증 대상이다.
여섯째, 종합소득세 신고서·수정 또는 기한 후 신고 내역, 사회보험료 산정 자료, 상속 재산 관련 등기와 인사청문 재산신고 자료다. 정치적 주장보다 서류 대조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이다.
12. 청와대는 지명 철회보다 ‘청문회 검증’을 선택한 상태
청와대는 9월 8일 김승원·용혜인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후보자들이 인사 시스템을 거쳐 지명됐으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적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9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결국 김승원 후보자 검증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청탁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로 끝나지 않는다. 검찰이 기소유예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 인정한 사실, 새로 공개된 정황의 신빙성, 재수사에서 확인될 새로운 증거, 가족기관 운영과 공적 지원의 절차적 공정성, 납세·재산신고의 정확성까지 서로 다른 층위의 쟁점을 따로 검증해야 한다.
현재 단계에서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후보자 지명, 2024년 기소유예 처분, 9월 8일 경찰 사건 배당, 배우자 상속 부동산 신고 누락 인정, 교육청의 ‘학교’ 명칭 시정 요구, 과거 음주운전 벌금형 등이다. 반면 특혜 청탁의 대가성, 영장 심사 영향력 행사, 가족기관 특혜, 4대보험료 편법 절감 등은 주장과 반박 또는 추가 수사가 필요한 영역이다. 9월 15일 청문회는 이 경계를 자료로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집]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검증, '신약 청탁' 기소유예부터 가족·재산 논란까지](/_next/image?url=%2Fapi%2Fuploads%2Fai%2Fmtsa4toa-bfc955efa1197227.jpg&w=3840&q=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