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미국의 경유 공급 합의가 실제 선박의 출항 단계로 이어졌다. 로이터와 AP는 10월 23일 러시아산 경유 약 4만 톤을 실은 유조선이 전날 발트해의 프리모르스크 항구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선박 추적자료에는 뉴욕이 목적지로 표시돼 있지만, 미국에 화물이 도착하거나 구매자에게 인도된 것은 아직 아니다.
로이터가 확인한 선박자료에 따르면 몰타 선적 아기오이 파넨데스호는 초저유황 경유를 싣고 22일 출항했다. 예상 도착일은 11월 7일이다. AP 역시 선박정보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근거로 해당 선박의 뉴욕행 정보를 전했다. 항로와 입항 예정일은 운항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어, 예정 정보를 완료된 수입 실적으로 집계해서는 안 된다.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23일 첫 선박이 출발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만 로이터 보도에서 그는 구체적으로 미국행이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따라서 러시아 정부가 확인한 출항 사실과 정보업체 자료에 표시된 목적지는 출처가 서로 다르다. 이 두 내용을 합쳐 러시아 정부가 미국 도착을 공식 확인한 것으로 표현하는 것은 부정확하다.
이번 보도는 10월 9일 발표된 공급 합의 이후의 새 전개다. 로이터에 따르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계획에는 미국과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경유 공급 확대가 포함됐다. 합의 발표는 앞으로의 공급 계획이며, 이번에 추적된 한 척의 선적량이 전체 계획 물량의 이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구매자와 판매자도 로이터 보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선박이 출발했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의 모든 조건이나 결제 방식, 최종 인수자를 확정할 수 없다. 미국 내 어느 지역의 유통망에 들어갈지, 소매 경유 가격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지도 이번 자료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이번 선적은 에너지 공급과 미·러 관계를 함께 볼 수 있는 변화지만, 일반 소비자의 연료비가 곧바로 내려간다는 근거는 아니다. 확인할 다음 단계는 선박의 실제 입항과 화물 인도다. 출항, 예정 도착, 거래 완료를 구분해야 공급 합의의 실제 이행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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