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와 거래하는 기업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활동을 둘러싼 소송에서 법원이 행정명령의 집행을 당장 중단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명령이 모든 다양성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제한적 해석을 제시해, 정부 계약업체가 실제로 지켜야 할 의무의 범위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연방지방법원의 애덤 에이블슨 판사는 10월 14일 대학 교수와 소수계 사업자 등을 대표하는 단체들이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원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서명한 명령이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헌법상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명령이 금지하는 행위가 원고들의 주장보다 좁다고 판단했다.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된 행정명령은 3월 26일 발표된 14398호다. 백악관이 공개한 원문은 연방정부 계약 업무 수행과 관련해 인종이나 민족에 따른 차별적 대우를 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계약과 하도급 계약 등에 포함하도록 했다. 채용과 승진, 거래업체 계약, 프로그램 참여와 자원 배분 등이 정의 조항에 열거돼 있다.
계약 조항을 지키지 않으면 계약의 취소·종료·정지 또는 추가 정부 계약 참여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무장관에게는 허위청구법에 따른 소송 제기 여부도 검토하도록 했다. 단순한 기업 내부 방침을 넘어 정부 조달 계약과 대금 지급에 연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연방 계약을 수행하는 기업과 하도급 업체에 중요한 결정이다.
이번 결정에서 법원은 이미 연방법이 금지하는 인종·민족에 따른 의도적 차별이 명령의 대상이라는 취지로 해석했다. 원고 측 대리인인 데모크러시 포워드는 같은 날 성명에서, 명령의 효력이 해당 조항이 들어간 정부 계약 업무에 한정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소송 당사자의 해석과 반응이다.
이 단체는 법원이 인종별 건강 결과의 차이를 연구하거나 DEI에 관한 교육·연구·출판을 하는 것만으로 명령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됐다는 결과를 곧바로 모든 다양성 활동에 대한 금지 승인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결정의 범위를 넘어선다.
소송은 4월 20일 고등교육 다양성 담당자 단체, 미국대학교수협회, 메릴랜드 대학 노동단체와 소수계 건설업자 단체 등이 제기했다. 로이터는 민주당 소속 주정부 19곳과 워싱턴DC도 같은 법원에서 별도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소송은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연방기관의 계약 변경을 막아 달라는 취지다.
정부 거래에 참여하는 한인 기업과 관련 업종 종사자에게도 계약상 의무와 합법적인 교육·인사 활동을 구분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현재 확인된 결정은 집행을 임시 중단할지에 관한 판단이며, 기업별 프로그램의 적법성을 일괄 확정한 판결은 아니다. 로이터 보도 시점에 미 법무부의 즉각적인 논평은 없었다.
행정명령 원문 자체도 모든 일반 기업의 활동을 포괄하는 단일 규정이 아니라 연방 조달계약의 이행 조건을 제시한다. 계약 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과 별개로 기존 차별금지법이 적용된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중요한 전제다.
출처
- US judge won’t block Trump order targeting DEI by federal contractors — Reuters / AOL
- Addressing DEI Discrimination by Federal Contractors — The White House
- Court Offers Clarity, Limiting Trump Executive Order — Democracy Forwa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