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자금세탁 방지와 경제제재 준수 의무 위반으로 12억1000만달러를 넘는 제재를 받게 됐다. 미 재무부는 10월13일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통화감독청(OCC),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공동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주의할 부분은 기관별 금액의 계산 방식이다. FinCEN이 부과한 12억달러에는 OCC의 민사 제재금 7억5000만달러가 반영된다. 여기에 OFAC와의 1160만달러 합의가 별도로 더해진다. 세 기관의 표면상 금액을 모두 더해 약20억달러로 계산하면 같은 제재를 중복 집계하게 된다.
재무부에 따르면 은행은 은행비밀법상 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합의명령에 동의했다. 쟁점은 의심스러운 거래를 찾아내 보고하는 체계, 고객 실사, 외국 금융기관의 환거래 계좌 관리였다. 당국은 50억달러 이상의 의심거래가 제때 보고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수치는 보고 의무의 대상이 된 의심거래 규모로, 전액이 법원에서 범죄수익으로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OCC는 은행이 2024년12월 시정명령을 받은 뒤에도 필요한 개선을 충분히 마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거래 감시 체계의 결함으로 거액 거래의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의심거래를 조사 담당자에게 넘기는 과정도 장기간 지연됐다는 것이다. 담당 인력의 전문성과 교육, 내부 감사의 문제도 지적됐다. OCC는 이번7억5000만달러가 기관 역사상 최대 민사 제재금이라고 밝혔다.
FinCEN 합의에는 과거 거래 재점검과 독립적인 프로그램 평가도 포함됐다. 은행은 제3자와 함께 놓친 거래를 찾아 필요한 보고를 하고, 거래 감시·고객 확인·외국 환거래 계좌 실사와 관련 데이터 관리의 효과성을 검토받아야 한다. 돈을 내는 것으로 후속 의무가 모두 끝나는 구조는 아니다.
OFAC 사안은 별도로 구분된다. 재무부는 은행이 여러 제재 프로그램과 관련한475건의 외견상 위반에 대해 잠재적 민사책임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제재 대상 은행을 경유한 결제, 명단 갱신과 경보 조정, 계좌 처리 과정의 기술·인적 오류 등을 문제로 들었다. 이는 FinCEN의 자금세탁 방지 체계 위반과 연결되지만 동일한 법적 판단으로 묶어 표현할 수는 없다.
은행 측은 전문매체 Banking Dive에 보낸 답변에서 금융범죄 대응 기술과 인력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왔으며, 감독당국이 요구한 개선 작업을 완료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답변은 은행의 입장이고, 감독당국의 지적이 해소됐다는 독립 확인은 아니다.
이번 조치는 전국적으로 영업하는 은행의 내부 통제와 감독 책임에 관한 사안이다. 확인한 발표에는 일반 고객 전체의 계좌를 동결하거나 예금을 일괄 제한한다는 내용이 없다. 따라서 제재금 발표만으로 개인 고객의 거래가 중단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향후 확인할 핵심은 합의명령에 따른 재점검과 개선 의무의 실제 이행 여부다.
은행이 개선 조치의 진척을 강조한 것과 당국이 현재의 체계를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발표는 그 간극을 보여주며, 합의 이후 감독 결과가 나와야 개선의 성과도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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