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 등의 세종 이전 대상을 구체화했다. 행정안전부는 13일 44개 기관,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을 대상으로 단계적인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원은 현재 출근하는 직원의 실측 인원이나 가족 수를 합친 이주 인구가 아니라 기관 정원이다.
이전 방식은 임차청사를 활용하는 기관과 새 청사가 필요한 기관으로 나뉜다. 별도 특수시설이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 정원 2995명은 민간 공간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2027년 중 이전을 추진한다. 수사·보안·관제 등 독립적인 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 6934명은 청사를 신축한 뒤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옮길 계획이다.
정부가 상반기 우선 대상으로 제시한 기관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곳이다.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와 부처 소속기관·자문위원회 등 19곳의 이전을 추진한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두 부처는 관련 법 개정 시점에 맞춰 구체적인 일정을 정한다.
따라서 상·하반기 기관 수만 더해 전체 임차 이전 대상과 비교하면 차이가 생긴다. 6곳과 19곳 외에 법 개정 일정에 연동되는 두 부처가 별도로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27년이라는 계획과 해당 부처의 법적 이전 요건이 이미 충족됐다는 뜻은 구별해야 한다.
현행 행복도시법상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는 제외 규정 삭제를 놓고 국회와 협의해야 한다. 대통령비서실 등은 대통령 세종집무실 이전 시기를 고려해 별도로 검토한다. 이번 발표만으로 모든 기관의 이전이 법적으로 확정됐거나 공사가 바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한편 수도권과 세종으로 나뉜 국정운영 체계를 재편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9월 3일 추진 방향을 발표한 뒤 관계기관 협의와 네 차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대상을 구체화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142개 행정기관을 검토했으며 직접 대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소속기관은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재원과 공간 확보도 남은 과제다. 뉴스핌이 전한 브리핑 내용에 따르면 2027년 임차청사 조성·운영과 이주 지원 등에 약 897억원이 필요하고, 청사 건립에는 약 3조1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건립비에는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뿐 아니라 향후 임차 기관 등을 위한 시설도 포함된다. 입지, 시설 규모, 부지 확보와 설계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다.
이전 대상 공무원에게는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지원하고, 주거 마련이나 자녀 학기 때문에 바로 이주하기 어려운 경우 한시적인 교통편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공청회 등 법정 절차, 이전계획 변경·고시, 예산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미국 거주 한인이 한국 행정기관을 이용할 때에도 실제 업무 창구와 연락처가 언제 바뀌는지는 기관별 후속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재외동포청이 대상에 포함됐다는 발표가 곧바로 현재 민원 처리 장소나 서비스 방식의 변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단계는 이전 대상과 추진 방식을 공개한 계획 발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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