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올해 8월 867만1,000명으로 집계돼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국가데이터처가 10월 21일 발표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서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38.5%를 차지했다. 인원뿐 아니라 비중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비정규직은 10만3,000명 늘었고 비중은 0.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은 1만명 증가한 1,385만5,000명이었다. 전체 임금근로자 증가분 11만3,000명 가운데 대부분이 비정규직 증가에서 나온 셈이다. 다만 이는 두 시점의 인원 차이로, 새로 채용된 모든 일자리의 고용 형태를 하나씩 추적한 결과는 아니다.
소득 차이는 더 벌어졌다. 올해 6~8월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405만2,000원, 비정규직 211만2,000원으로 두 집단 간 차이가 194만원이었다. 정규직 임금은 1년 전보다 15만6,000원, 4.0% 증가한 반면 비정규직은 2만4,000원, 1.1% 늘었다.
이 격차를 같은 일을 같은 시간 하고 받는 임금 차이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국가데이터처 브리핑은 월평균 임금이 근로일수와 근로시간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설명했다. 비정규직에는 시간제 근로자가 포함돼 있으며, 시간제를 제외한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309만8,000원이었다. 이 수치도 정규직보다 낮지만 전체 비정규직 평균과는 차이가 크다.
비정규직 구성의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60세 이상은 318만명으로 전체 비정규직의 36.7%를 차지했다. 김락현 국가데이터처 고용통계과장은 고령층 취업자가 늘고, 이 연령대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점이 전체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를 청년층 취업 사정이 개선됐다는 뜻으로 바꿔 읽을 근거는 없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업이 전체 비정규직의 21.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업종의 비정규직은 지난해보다 11만2,000명 늘었다. 숙박·음식점업에서도 증가한 반면 정보통신업과 공공행정에서는 감소해 모든 산업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근로형태별로 보면 한시적 근로자는 603만5,000명, 시간제 근로자는 438만2,000명, 비전형 근로자는 178만6,000명이었다. 이 범주들은 서로 중복될 수 있어 세 숫자를 더해 비정규직 총원과 비교하면 안 된다. 한 사람이 시간제이면서 동시에 다른 비정규 근로형태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선택 이유도 단일하지 않았다. 현재의 근로형태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비정규직 응답 비율은 68.0%였다. 자발적 선택 이유 가운데는 근로조건에 대한 만족이 가장 많이 제시됐고, 비자발적 선택에서는 당장 수입이 필요하다는 이유가 가장 높았다. 전체 비정규직을 모두 같은 동기나 처지의 집단으로 볼 수 없다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에서 비정규직의 평균 근속기간은 3년으로 지난해보다 한 달 늘었으며,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29.5시간이었다. 고용 형태와 월급을 비교할 때는 이처럼 근속기간, 근로시간, 연령과 산업 구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인원 증가나 월급 격차 하나만으로 개별 일자리의 안정성과 처우를 모두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비정규직 규모·비중이 최고치로 올라간 가운데 정규직과의 명목 월평균 임금 증가 속도도 달랐다는 점이다. 한국 노동시장과 가족의 소득 여건을 살펴보는 독자는 인원 기준인 8월과 임금 산정 기간인 6~8월을 구분하고, 월평균 임금을 시급이나 동일 업무에 대한 보수로 오해하지 않아야 한다.
출처
- 2026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 — 국가데이터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임금 차이 200만원…정규직1만명 늘 때 비정규직10만명 증가 — 머니투데이
-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194만원 — 경향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