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리를 바꾸거나 재정을 투입할 때 가계와 기업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설명한 두 미국 경제학자가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10월 12일 로버트 E. 홀 스탠퍼드대 교수와 마이클 우드퍼드 컬럼비아대 교수에게 경제 안정화 정책의 미시경제적 토대를 마련한 공로로 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침체와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정책을 설계할 때 경제 전체의 통계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소비·저축·가격 결정을 내리는 개인과 기업의 행동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연구 성과를 인정한 것이다. 상금 1,200만 스웨덴크로나는 두 사람이 똑같이 나눠 받는다.
왕립과학원은 연구의 배경으로 1970년대 석유 위기를 제시했다. 당시 서방 경제에서는 저성장과 높은 실업, 높은 물가가 함께 나타나 기존 경기 조절 방식의 한계가 드러났다. 수상자들은 경제 전체 지표 사이의 관계에만 의존하는 대신 가계와 기업의 개별 결정을 모형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책 효과를 좌우하는 미래에 대한 기대
왕립과학원은 두 학자의 연구가 경기 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새로운 거시경제 모형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경제 주체가 현재 상황만 보고 행동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계는 앞으로의 소득과 정책을 예상하며 소비나 저축을 선택하고, 기업도 향후 여건을 고려해 가격을 정한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정책 방향을 어떻게 알리는지도 이런 선택에 영향을 준다.
독일 ifo 연구소의 클레멘스 푸에스트 소장은 별도 평가에서 홀이 소비와 노동시장, 경기순환을 이해하는 데 기여했으며 우드퍼드는 기대와 중앙은행의 신뢰가 통화정책에 중요한 이유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지금의 금리 결정뿐 아니라 앞으로 금리가 어떤 경로를 밟을 것이라는 인식도 정책 효과와 관련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대학 연구자 두 명이 공동 선정
스탠퍼드대는 홀이 이 대학 경제학과와 후버연구소에서 활동해 온 경제학자라고 소개했다. 컬럼비아대는 우드퍼드가 1984년 이 대학에서 교수 경력을 시작했으며 시카고대와 프린스턴대를 거쳐 2004년 돌아왔다고 밝혔다. 두 대학의 발표는 소속과 경력을 확인하는 자료이며, 수상 사유의 직접 근거는 상을 결정한 왕립과학원의 발표다.
컬럼비아대가 전한 발표 당시 발언에서 우드퍼드는 경제 안정화를 정책 당국이 일방적으로 조절하는 과정으로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 참여자가 정책을 어떻게 이해하고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는지가 실제 지출 결정과 정책 효과에 중요하다는 취지다.
이번 수상 발표는 새로운 금리 결정이나 경기부양책의 시행을 뜻하지 않는다. 물가·고용·소비 충격을 분석하는 연구에 대한 평가다. 한미 양국의 금리와 생활비 변화를 지켜보는 독자에게는 중앙은행의 발표 내용뿐 아니라 그 발표가 미래에 대한 기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중요하다는 연구의 배경을 보여준다.
경제학상의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이다. 컬럼비아대 설명에 따르면 스웨덴 중앙은행이 1968년 설립했으며, 왕립과학원이 다른 노벨상과 같은 원칙에 따라 수상자를 선정한다.
출처
- The Prize in Economic Sciences 2026 —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 Stanford University
- Columbia University
- ifo Institute
-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